ㆍ독서·운동 등으로 예방 가능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이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과 저학력자, 배우자가 없거나 우울증을 앓는 사람일수록 치매에 걸릴 위험이 높았다. 앞으로 치매환자는 20년마다 2배씩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4~12월 분당 서울대병원에 의뢰해 65세 이상 노인 6008명을 상대로 실시한 ‘치매 유병률 조사’ 결과를 2일 발표했다.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 유병률(노인인구 중 치매환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9.18%로 나타나 54만1000여명이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남성은 15만6000여명, 여성은 38만5000여명이다.
2008년 실시된 같은 조사에서 치매 유병률은 8.40%였고, 당시 전망된 2012년 치매 유병률은 9.08%(52만1516명)였다. 2008년에 예측한 것보다 치매환자가 1~2년 정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유형별로는 알츠하이머 치매가 71.3%로 가장 많고, 혈관성 치매(16.9%)가 뒤를 이었다. 가장 낮은 수준인 최경도 치매환자는 17.4%, 경도 치매환자는 41.4%, 중등도 치매환자는 25.7%, 증세가 가장 심한 중증 치매환자는 15.5%를 차지했다. 이와 별도로 일상생활을 수행하는 능력은 있지만 동일 연령대보다 인지기능이 떨어져 정상에서 치매로 이행되는 중간단계로 평가되는 ‘경도인지장애’의 비율은 27.8%였다. 65세 이상 노인 4명 중 1명은 치매를 향해 가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나이가 많을수록, 남성보다는 여성이, 고학력자보다는 저학력자가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았다. 김기웅 국립중앙치매센터장은 “여성은 에스트로겐 등 여성호르몬 변화가 치매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되며, 저학력자 또는 문맹자의 경우 뇌에 가해지는 자극이 고학력자에 비해 적어 치매에 걸릴 위험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사별·이혼·별거 등으로 배우자가 없을 때 치매 위험이 2.9배 높아졌다. 치매 위험은 과거 머리 부위를 다쳤을 경우 3.8배, 우울증을 앓는 경우에도 2.7배 높았다. 반면 중강도 이상의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치매 위험을 3분의 1가량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센터장은 “사회적으로 고립된 미혼·독거 노인들은 그렇지 않은 노인들에 비해 알츠하이머 치매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기존 연구와 부합하는 결과”라면서 “독서, 보드게임, 악기 연주, 춤 등의 활동을 1주일에 하루 이상 하면 치매의 위험을 70% 이상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급속한 고령화는 치매 유병률을 높이고 있다. 2012년 54만여명인 치매환자는 2030년 127만명, 2050년 271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0년마다 약 2배씩 치매환자가 늘어나는 것이다.
정부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에 치매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가칭 ‘치매특별등급’을 내년에 신설하고, 치매상담콜센터를 오는 10월 개통할 계획이다. 임을기 보건복지부 노인정책과장은 “기존 노인장기요양보험은 주로 신체활동 장애를 평가하고 있는데 치매특별등급은 인지기능에 초점을 맞춰 평가하는 것”이라면서 “기존 장기요양보험 등급 판정에서도 인지기능 비중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출처 : 경향신문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05022212405&code=94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