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다둥이카드, 엄마'만' 위한 카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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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서울특별시가 야심차게 기획한 '다둥이 행복 카드'가 최근 눈길을 끌고 있다. 다둥이 행복카드는 막내가 13세 이하인 2자녀 이상 가정에 발급된다. 이 카드가 있으면 육아용품 판매점, 서점, 대형마트, 외식 및 놀이시설 등에서 각종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즉 다자녀 가정에 경제적 혜택을 제공한다는 게 기본 취지로, 저출산 기조를 해소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서울시는 '우리은행 비씨카드' 형태로 발급되던 체계를 '신분 확인용 다둥이 카드'로도 전면 확대, 신용 카드 발급에 애로 사항이 있는 가정에도 발급폭을 늘리고 나섰다. 이 카드는 신분확인용 카드로 신용?체크카드 기능은 없지만 기존 다둥이 행복카드에 제공되는 혜택은 똑같이 적용된다.
하지만 이 카드는 아동을 둔 가정에 필요한 여러 혜택을 담고 있으면서도 가맹점 대상에 아동들을 위한 쇼핑과 별반 상관이 없는 품목들까지 담고 있어 '옥의 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커피와 패스트푸드, 이걸 아이들에게 사 주라는 이야기?
서울시 저출산담당관실 등 관계부서가 애심차게 준비해 내놓은 만큼, 각종 101개 업체, 2000여 가맹점에서, 평균 10~20%의 할인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다. 문제는 이들 가맹점을 섭외하면서 육아, 양육에 별로 필요하지 않은 품목까지 넣었다는 논란의 대목이 없지 않다. 시민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다분히 무리수를 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낳을 수 있는 부분이다.
논란이 되는 대목은 패스트푸드류와 커피점.
이들 부문에서는 버거킹과 KFC, 스타벅스가 다둥이카드와 손을 잡아 왔다.
모두들 관련 부문에서는 내노라하는 인기 업체들. 하지만 햄버거, 치킨 등에 대해서는 아동 건강에 유익하지 않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아 왔다. 실제로, 금년 3월 등장한 '어린이 식생활 안전관리 특별법'에 따르면 각종 패스트푸드의 학교 반경 200m판매도 제한되고 있다.
커피의 경우도 마찬가지. 아동이나 청소년이 커피에 치명적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커피에 대한 논란은 그간 적잖이 이어져 왔다.
아동의 경우 카페인의 분해 능력이 성인보다 약해 영향을 더 길게 받는 만큼, 커피 음용을 자제시켜야 한다는 전문가들도 있다. 이런 측면에서 서울시교육청 등 각급 지방교육청에서는 2008년 학교위생 관리지침 등을 통해 커피, 탄산음료 등의 학교 매점 판매 제한을 시도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서울시 다둥이 카드의 혜택 내용을 보면, 사실상 아동을 둔 학부모들이 패스트푸드점에서 이 혜택을 사용 아이들에게 음식을 사주는 일이 오히려 늘거나, 아동과 학부모가 손잡고 커피점을 찾는 경우를 상정하고 있는 셈이다(스타벅스는 최근에서야 가맹점에서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즉, 서울시가 교육청 등이나 복지당국이 생각하는 점과 달리, 다둥이 카드를 통해 패스트 푸드에 대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아예 '다둥이 가정의 엄마만을 위한 혜택'이라고 특정한다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서울시가 이같이 본말이 전도된 혜택을 기획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또 이렇게 해석하면 사실상 다둥이가정의 표를 의식한 지방자치단체의 선심행정 기획이라는 새 논란을 부를 수도 있다.
◆다자녀 둔 엄마'만' 위한 카드? 아동을 위한 카드?
문제는 이 카드의 지원 대상이 다자녀 가정 전반을 위한 복지 혜택이냐, 다자녀 가정을 꾸리고 있는 성인 시민에게 은전을 제공하는 것이냐의 논란으로 불거질 전망이다.
서울시가 저출산 대책의 일환이자 다자녀 가정의 복지 증진 우회 지원이라는 여러 측면을 위해 노력한다는 점은 이미 어느 정도 평가를 받고 있지만, 이같이 여러 토끼를 쫓다보니 목표가 명확하지 않은 실책을 범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
저출산 문제 해결도 시급하지만, 그 해결을 통해 태어난 다둥이들의 건강과 복지도 서울시가 계속 검토하고 고려해야 할 것이라는 점에서, 일부 혜택들에 대한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