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년간 노인학대 '급증', 폭력 후유증 심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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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투데이 김록환 기자]
학대를 당하는 노인들이 갈수록 늘고 있는 가운데 친자식에 의한 학대 사례가 소개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나이가 든 노인들이 평생토록 낳아 길렀던 자식에게 언어적·신체적인 학대를 당하며 무력감과 상실감을 겪고 있는데다 집에서 쫓겨나는 상황에까지 이르고 있는 상황이다.
15일 '세계 노인학대 인식의 날'을 맞아 노인 학대에 대한 심각성이 제기되고는 있지만 피해 노인에게 조치되는 것은 상담 등을 통한 단기보호시설 입소 등에 불과하다. 노인학대 전용 쉼터 등의 시설이 부족해 전문기관 상담원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실제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복지센터를 이용중인 박모(77) 할머니의 경우 알코올 의존이 의심되는 아들로부터 언어·정서적·신체적 학대를 당해 일시보호가 요청됐다.
치매 증세를 보이는 박 할머니의 아들인 54세 한모씨는 평소 자신의 노모를 대상으로 음주 후 코와 손가락을 물어 깊은 상처와 멍이 들게 했다. 박 할머니는 얼굴에 상처를 입고 심지어 틀니까지 부러진 경험을 하는 등 폭력행위에 마음 고생을 심하게 겪은 상태였다.
이에 따라 박씨는 전문기관에서 현장조사를 통해 학대피해노인과의 심층면접 상담 및 요양시설 입소 신청서 접수 등의 조치를 통해 보호받게 됐다.
하지만 현재 해당지역 복지센터를 이용하고 있는 박씨는 애써 현재 생활에 만족해 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당시 겪었던 일로 인한 후유증이 심각했다.
박씨는 "다 지나갔던 일이고 지금은 모두 잘 풀렸다"며 "아들과 연락은 잘 안되지만 여기서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심심하지 않아 지낼만하다"고 말끝을 흐렸다.
노원구에 거주했던 윤모(76) 할머니의 경우도 마찬가지. 10여년 전 남편이 사망한 후 뇌병변 4급 장애진단을 받은 윤 할머니는 경제적 형편이 좋지 않았던 삼남부부가 윤 할머니를 부양하는 조건으로 함께 살기 시작했다.
평소 삼남부부와 갈등이 지속되던 상황 속에서 삼남이 술을 자주 마시며 피해노인에게 욕설을 퍼붓고 폭력을 행사한 사실이 드러나 차남이 129(보건복지통합콜센터)에 신고, 현재는 해당 복지기관에 이관된 상태다.
이처럼 노인학대는 여전히 사회적 문제로 남아있다. 실제 서울특별시 노인보호 전문기관이 발표한 '노인학대 상담 현황'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접수된 노인학대 상담건수는 2년전에 비해 93.1% 늘어났다.
총 1325건이 접수돼 지난해 같은 기간 1027건에 비해 29%가 늘었고 2007년 686건에 비해서도 2배 가까지 늘어났다는 것.
또한 위 사례에서 나타난 것 처럼 학대 피해 노인의 10명 중 7명은 '여성'으로 나타났다. 비난, 모욕, 위협, 협박 등으로 고통을 주는 '언어·정서적 학대'가 38%(252건)로 가장 많았고 폭행을 하거나 흉기를 사용해 신체에 손상을 입히고 감금을 하는 '신체적 학대'는 28.2%(187건)로 조사됐다.
이런 사례에 대해 노인보호전문기관의 개입으로 요양시설입소 등의 조치가 이뤄지긴 했지만 시설확보에 대한 어려움은 여전히 문제로 남아있다.
기관 관계자는 "학대 피해 노인에 대한 긴급일시보호 필요성이 요구되는 사례에 대한 개입을 위해 노인보호전문기관 상담원들은 적정 시설확보에 대한 어려움이 매우 크다"며 "이 사례의 경우도 노인학대 쉼터의 부재로 노인요양시설 측에 협조요청을 했지만 원활하지 않아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시 측도 이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시설을 어떻게 늘리겠다는 방안보다 우선 상담을 통해 문제해결에 접근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달 중순 정도에 '어르신 상담센터'를 개소해 학대 뿐만 아니라 노인문제 전반적인 종합 상담을 실시하게 된다"며 "구체적인 사례 상담을 통해 노인 학대와 같은 사회적 부작용을 해결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김록환 기자 (cihura@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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