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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연세대 1호 시각장애인 교수 이익섭 사회복지대학원장
[기사보기] http://news.empas.com/show.tsp/cp_wc/20081124n00002/?kw=%BA%B9%C1%F6
"美 유학 7년간 1000명이 낭독 봉사… 정보접근권은 혜택 아닌 당연한 권리"



▲ photo=이상선 조선영상미디어 기자

연세대 사회복지대학원의 이익섭(56) 원장은 시각장애인들에게 ‘역할 모델(role model)’이다. 열두 살 때 망막염을 앓아 시력을 잃은 이 원장은 장애 탓에 몇 차례 대학 입학 원서가 반려됐지만 끝내 연세대 신학과에 입학했다. 졸업 후에는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피츠버그주립대에서 석사, 시카고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8년에 귀국해 연세대에서 강의를 시작했고 ‘시각장애인 1호’로 1993년 모교 교수에 임용됐다. 2005년부터 3년째 사회복지대학원장을 맡고 있다. 작년에는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제7회 세계장애인대회의 조직위원장을 지냈고 올해는 ‘2008 파라다이스상’ 사회복지 부문의 수상자로 선정됐다.

미국의 장점은 문제 해결 위해 함께 고민한다는 것

지난 10월 29일 오후 연세대 사회복지대학원장실에서 이익섭 원장을 만났다. 그는 “시각장애인에게 정보접근권을 보장하는 것은 혜택을 주는 것이 아니라 당연한 권리”라며 미국 유학 시절 얘기를 시작했다. “시각장애인이 활자 매체에 접근하는 것은 세계 어디에서나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유학을 떠나면서 미국에는 뭔가 획기적인 게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현실은 달랐죠. 일반적인 자료는 적잖이 공급돼 있는데 전문적인 분야나 첨단 분야에선 어려움이 많았어요. 석·박사 과정에선 최신 학술지나 신간 서적을 봐야 하는데 점자로 된 자료 자체가 없었거든요.”

이익섭 원장은 “미국이 우리와 다른 점이 있다면 시각장애인이 그런 현실에 대해 홀로 괴로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많은 경우 ‘안됐다, 어렵겠구나, 다음에 해보자’는 식으로 지나가버리죠. 미국에선 동료나 사회, NGO, 정부 등 갖가지 기구에서 장애인 문제에 ‘센서티브(sensitive)’ 했습니다.” 작은 것이지만 뭔가 해결하려는 노력을 바로 시작한다는 점에서 달랐다는 것이다.

시각장애인 위한 낭독 네트워크도 전국적으로 활성화

이익섭 원장은 전문적인 낭독 봉사자들이 필요한 자료를 음성으로 바꿔서 보내주는 미국의 RFB(recording for the blind) 제도를 소개했다. 학기 초 교수들이 나눠주는 강의계획서와 관련 도서 목록을 미리 구해 자료를 찾은 뒤 시각장애인 센터에 전달하면 이곳의 네트워크를 통해 전국 곳곳의 낭독 자원봉사자들이 빠른 시간 안에 문서 자료를 녹음해 점자 자료로 만들어 전달하는 방식이다. 그는 “7년의 미국 유학 기간 동안 RFB 제도를 통해 어림잡아 1000여명의 ‘이익섭을 지원하는 사람들’이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에서도 자원봉사자들이 열심히 낭독 봉사를 한다. 하지만 ‘품질’에서는 미흡한 경우가 있다”면서 “미국에서는 한 사람이 자료를 읽으면 그가 또박또박 틀림없이 낭독하고 있는지 바로 옆에서 꼼꼼히 검증하는 ‘프루프 리딩(proof reading)’ 과정을 반드시 거친다”고 덧붙였다. ‘좋은 일을 제대로 잘 하자(Do good business well)’는 취지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 이익섭 원장이 사용하는 휴대용 점자 정보단말기.

시카고대, 20년 전에 3명 위해 1억짜리 음성낭독기 운영

시카고대에서 박사 과정을 할 때에는 학교 도서관에 설치된 대형 ‘리딩 머신(reading machine)’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책을 펼쳐놓으면 음성으로 읽어주는 기계였는데 발명한 사람의 이름을 따서 커즈웨일(Kurzweil) 낭독기라고 불렸다고 했다. 당시 7만달러나 하던 고가의 장비는 법대와 화학과에 각각 한 명씩, 그리고 이 원장까지 단 3명의 시각장애인을 위한 것이었다.

이익섭 교수는 현재 컴퓨터 모니터의 텍스트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프로그램과 시각장애인용 휴대용 PDA인 브레일노트(BrailleNote)를 사용한다. 강의할 때는 파워포인트 자료를 활용하는데 노트북 컴퓨터에 연결된 ‘브레일노트(BrailleNote)’를 이용, 글자를 입력하는 방식으로 판서를 대신한다. 그는 필요한 외국 서적은 구입한 뒤 스캐닝(scanning)해 pdf 파일로 바꾼 뒤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음성으로 변환시켜 듣는다. 국내에서 사회복지 분야의 신간 서적이 나오면 책을 구입한 뒤 출판사에 텍스트 파일을 요청한다고 했다. ‘개인 용도로만 사용하고 누구에게도 양도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출판사로 보내는데 출판사에서 잘 협조해 준다고 했다.

전자납본제 도입 위해 국가가 나설 때

최근 시각장애인에게 더 많은 텍스트를 제도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방법이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그 대안으로 나온 것 중 하나가 ‘전자납본(納本)제도’다. 출판사들이 국내 출판물의 납본 기관으로 지정된 국립중앙도서관에 관련 전자 파일을 제공하도록 하자는 것으로, 시각장애인들은 텍스트 파일을 음성이나 점자로 바꿔 읽을 수 있게 된다. 아직은 기존 저작권 문제와 충돌하는 부분을 어떻게 합리적으로 조정할 것인가를 두고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태다.

이익섭 원장은 국가가 나서 텍스트 파일의 부적절한 사용이나 악용을 방지하는 기술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전자 납본하는 과정에서 드는 비용을 부담하며, 출판업자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한다면 시각장애인들의 자료 확보에 획기적인 변화가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출판업계에서도 단순히 시각장애인을 돕는다는 시혜적 차원보다 그들을 잠재적인 도서 소비자로 인식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에서도 시각장애인을 위한 정보와 자료가 늘어나고 있어 반갑다면서도 자칫 ‘공급자 중심의 정보 제공’이 되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나 음성도서관, 인터넷 사이트에서 제공되는 각종 정보가 시각장애인들 스스로가 원해서 올려진 자료라기보다는 정보제공자의 판단에 따른 선별적 공급에 의한 것이란 얘기다. ‘이런 것은 시각장애인에게 필요하고, 이런 것은 아닐 것’이라는 시각은 다양한 자료의 제공 자체를 가로막는 또다른 장애물이 될 것이라며 이 원장은 10년 전 미국에서 직접 경험한 사례 하나를 소개했다.

미국선 잡지 ‘플레이보이’까지 점자 번역

“당시 미 의회도서관에서는 23종의 점자 잡지를 볼 수 있었습니다. 점역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약간의 시차는 있었지만, 타임지 등 이름을 들어본 갖가지 잡지들이 비치돼 있었어요. 그중에는 놀랍게도 ‘플레이보이’지가 있었습니다. 사진에 대한 간단한 설명도 나와 있었죠. ‘앞이 안 보이는 사람들에게 이런 잡지까지 점자로 번역해 줄 필요가 있을까’ 같은 우리식 생각이 얼마나 공급자 중심적인 것인지….”

이익섭 원장은 시각장애인을 포함, 장애인의 복지와 관련한 문제에서는 완벽성의 문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완벽성이란 이런 겁니다. 보통 어떤 프로젝트를 80% 달성했다면 성취도가 높다고 볼 수 있겠죠. 그런데 100개의 계단 중 80개를 경사로로 바꾸고 나머지 20개는 그냥 뒀다고 생각해 봅시다. 휠체어를 타는 사람에게 그건 어떤 의미일까요. 99%를 달성해 단 한 개의 계단만 남겨두었다고 해도, 그 하나 때문에 장애인들은 그 길을 이용할 수 없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나 제도는 처음부터 완벽해야 합니다. 단 1%가 전체를 못쓰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 채성진 기자
dudmi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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